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 문제 해법으로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한 여권의 내홍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이르면 다음 주 초 특별감찰관 추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가 예고되면서 찬성파인 친한(친한동훈)계와 반대파인 친윤(친윤석열)계가 전면전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한 대표는 "국회의 인사 추천 권한 관련 사안은 원내대표 소관"이라는 친윤계의 반발에도 "원내든 원외든 당 대표가 총괄"한다며 조금도 물러설 기색이 없다. 최근에는 자신을 향한 반대 목소리를 "변화와 쇄신을 방해하는 자해적 이간질"로 규정하며 역공에도 나섰다. 한 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아 오는 30일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과 김 여사, 그리고 친윤계를 향한 압박 강도를 한층 높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 대표 측은 2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확실하게 차별화하는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는 또 이를 계기로 지난해 12월 이후 중단됐던 중진연석회의를 부활하고 상임고문단 회의도 수시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진·원로들과 접점을 늘리며 당내 영향력을 키우고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이다. 친한계의 공세에 친윤계는 야당이 그동안 추천하지 않았던 북한인권재단 이사 문제를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과 연계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원내 지도부를 중심으로 맞서는 형국이다. 친윤계는 의원총회에서 그동안 한 대표의 행보를 관망하며 침묵하던 의원들이 한 대표의 당 운영 전반에 대한 문제를 지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친윤계 의원은 통화에서 "한 대표는 개인의 인기와 정치적 이득을 위해서 당이 지향하는 가치, 이념을 내팽개치고, 원내 협상전략을 포기하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곧 드러나겠지만, 많은 의원이 공감하는 지점"이라고 주장했다. 만약 의원총회에서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사상 초유의 표 대결이 이뤄진다면 당의 내홍 사태는 한층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친한계에선 의원총회를 공개로 진행하는 동시에 한 대표가 의원총회에 참석해 의원들을 설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친윤계도 한 대표를 성토하는 토론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두 계파가 정면충돌을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극적으로 타협안을 도출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친한·친윤 어느 한쪽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해 표결 결과를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두 계로 분류되는 의원은 각각 20∼30명 정도다. 극심한 후유증이 불가피한 표결을 피하기 위해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의 '담판'을 통해 중재안을 마련하는 시나리오도 일각에서 거론된다. <저작권자 ⓒ 한국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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